1. 무심한 그대 이름, 남자
한집에 살아보자. 똑같은 體위로 몇 년씩 재미도 흥미도 없는 성생활해보자. 남자든 여자든 소 닭 보듯 하는 마음 생기는 건 인지상정. 그러나 아내를 외면해도 너무 외면한다. 혼자 점심밥은 뭘 챙겨 먹는지, 애들 학교 가고 나면 무슨 일을 하는지, 시댁 하고는 어떤 트러블이 있는지, 제아무리 회사일로 사업으로 정신없다 해도 요즘 남자들, 바빠도 너무 바쁘다.
머리를 잘랐는지, 화장이 변했는지, 친구와 싸웠는지, 여자의 사생활은 자질구레한 집안 일로 치부해 버리고 통 큰 남자인 양 돈 벌어오는 위세만 부리며 한밤중에 떨어지는 여자의 눈물의 원인을 결코 알지 못한다. 아니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그럴 때 여자들은 결심한다. 따뜻한 차 한 잔 나누며 속 시원히 말할 수 있는 이성 친구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녀들의 위험한 일탈은 그렇게 시작한다.
2.매일 먹는 밥보다도 더 지겨운 이름, 성생활
대한민국 남자들, 솔직히 성생활하는 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배운 적이 없어서, 가르쳐주는 놈도 날라리고 배우려는 놈도 웃긴 놈이라, 학창 시절 OO에서 신음하던 노랑머리 그녀들이 전부다. 삽입만 하면 뿅 가 넘어가는 그녀들을 보고 배웠고, 제대로 된 성감대나 포인트 하나 찾지 못한 채 아무 데라도 거친 숨소리만 내뱉으면 자지러지는 한국 영화 속의 그녀들을 훔쳐보며 성을 배웠다.
이것이 부인한테 얼마나 턱없고 쓸데없는 짓인지는 차마 상상도 하지 못한 채 여자들은 원래 그렇게 참고 사는 줄 안다. 왜? 여자니까.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여자들은 오히려 두껍고 긴 성기를 싫어한다. 아프기만 하니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남편이 비아그라까지 먹겠다고 나서면 차라리 때리고 싶다.
재미도 없는 게 오래까지 한다니 이보다 죽을 맛이 또 있겠는가. 빈말이라도 너무너무
예쁘다 칭찬해 주고 따뜻하게 손이라도 한번 잡아주는 제비한테 넘어가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듯싶기도 하다.
3.당하고만 살지 않는 그대 이름, 여자
한창 맹위를 떨치고 있는 드라마 속의 불륜 장면처럼 명쾌하진 않더라도, 심증은 있는데 단지 물증만 없는 우리네 남자들의 그렇고 그런 다양한 외도들을 숱하게 참고 삭이며 살아왔다. 꼭 다른 여자가 생겨 살림 차린 불륜뿐 아니라 참으로 치사하고도 다양한 방법으로 무시당하며 살아온 세월, 아내로, 엄마로 무관심하게 정의되었던 시간들. 어느 날 문득 눈을 떠보니 나도 더 이상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 싶은 표현 못할 욕구들이 여자들 마음속에 꿈틀대기 시작한다.
지금 당장 이혼한다 해도 자식 문제만 빼면 딱히 아쉬울 것도 없고 오히려 남편들만 황당하지, 바보처럼 숙맥처럼 참고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날이 더 많다는 사실이 전광석화처럼 뇌리를 스친다. 각종 언론매체에서 홍수처럼 쏟아지는 여자의 외도에 대한 정당성이 그녀들의 복수심과 맞물려 걷잡을 수 없는 행태로 표현되기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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